[MWTV] [특별기획 <아시아의 연대를 말하다>] 2화 정치적 연대: 1부 - 한국 속의 티베트, 티베트 속의 한국 >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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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TV] [특별기획 <아시아의 연대를 말하다>] 2화 정치적 연대: 1부 - 한국 속의 티베트, 티베트 속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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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탈라 레스토랑 작성일11-04-11 15:11 조회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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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라는 단어로 브레인스토밍을 해본다. 달라이 라마. 불교. 영화 <티베트에서의 7년>.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티베트를 한국에서 느끼기란 쉽지 않다.

2008년 3월. 중국이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어쩌면 그 곳에서는 49년간 이어진 일상이었는지 모른다. 때마침 전 세계가 그 잔인함에 충격을 받았고, 한국 언론 역시 그 사건을 보도했다. 그러나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자리는 비어있다. 티베트는 다시 잘 알지 못하는 땅으로 남아있다.

티베트 민중봉기 52주년인 3월 10일(한국의 3.1절과 비슷한 날)! 한 명의 티베트인과 맺는 관계와 관심이 공감으로 발전하고, 연대로 이어가길 바라며, 민수(텐진 델렉)씨를 만났다.

가득한(델렉) 지혜(가쵸). 달라이 라마(텐진 가쵸)가 지어준 그의 뿌리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선 달라이 라마나 큰 스님들께 이름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덕분에 다람살라에는 이름의 한 부분이 같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평범한 한국 아저씨같이 보이는 그의 이름은 텐진 델렉. 달라이 라마의 이름 한 부분을 따와서 가득한(델렉) 지혜(텐진). 그러나 그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편한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 고민하다가, 그가 일하던 한국 공장 이름에서 따왔다. 민수.

본명으로 불리지 않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어떻게 보면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 당하는 일이 아닐까? 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름보다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그 자체라고 한다. 티베트 난민인 그가 한국에 와서 한국 여성과 가정을 꾸리고,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식당에서 수많은 한국인 손님을 대접하면서 인연을 맺어간다. 물론 자신의 뿌리를 잊은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티베트의 진실을 나누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한국을 지나갔다. 그 앞에서 민수씨는 티베트 국기를 들었다. 중국의 무력 점령을 비판했다. 중국인들은 민수씨의 국기를 빼앗았다. 중국이 아닌 곳에서도 이럴 진데, 티베트에서 티베트인의 목소리를 내는 일은 쉽지 않다. (민수씨는 딱 잘라 자살행위라고 표현한다.)

티베트 국기를 빼앗아간 그 중국인에게 감사한다고 한다. 그 덕분에 민수씨는 티베트의 진실을 알리겠다는 의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인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중국 정부가 꾸며낸 거짓을 진실로 잘못 알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민수씨는 2008년, 비공식적으로 중국인과 티베트인의 모임에 참여했다. 이 중국인들 역시 중국의 불법 점령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폭력이나 전쟁은 모든 사람을 상처 입힌다. 거짓을 만들어낸 높은 사람들을 피해갈 뿐이다.

무관심에서 비롯된 한국인들의 얇은 지식이나 가볍게 던지는 한 마디에도 그는 화 내지 않는다. 그저 보여준다. 티베트의 문화와 언어가 있음을. 티베트의 난민이 전 세계에 있음을. 티베트의 티베트인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그의 일터이자 진실의 집합소인 포탈라에서 그는 그저 말하고 있을 뿐이다.

포탈라에서 만나는 한국

포탈라는 민수씨가 운영하는 티베트 인도 네팔 음식점이다. 또한 티베트 난민으로서 살아온 민수씨의 삶을 한국 사회와 나누는 자리다.

2주 동안 티베트를 여행하고 왔던 한국 손님은 그 곳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중국 정부를 욕하면서 쉽게 친해졌다고 한다. 티베트 국기를 처음보고 가는 손님도 있다. 나름 티베트 상황에 관심 있는 한국 손님이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면, 200년 가까이 지배받은 인도의 예를 든다. 독립이냐 자치냐 묻는 이에겐 그 이전에 티베트인이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한다. 식민 지배의 아픔 때문에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중국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듣고 얘기할 뿐이다.

아무리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그이지만, 진상 손님마저 똑같이 대하기란 힘들다. 가게마다 음식 맛이 다를 진데, 큰 소리로 가짜라고 말하는 손님. 짜면 짜다, 달면 달다 말을 하면 간을 맞춰 줄텐데 무조건 인터넷에 악평을 다는 손님. 민수씨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다. 이 가게는 한 가족의 생계 수단이자, 한 사람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꿈을 꾸게 하는 장소다. 제발 인터넷에 악평을 남길 때는 충분히 생각해주길! (포탈라에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손님이 있다면 꼭, 민수씨게 음식 수정을 부탁드리길 바란다.)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기

민수씨는 기러기 아빠다. 첫째 아이 새옴이는 네팔의 할아버지 댁에 가있다. 그 곳에서 티베트의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또래 티베트와 네팔 친구들을 사귄다. 아이를 보지 못해서 너무 괴롭지만, 아이를 위해서 참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여느 다른 아버지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아이가 어렸을 때 많은 것을 배우고(물론 한국의 기러기 아빠는 영어를, 새옴이 아빠는 부모의 뿌리를 알려주려고 하지만) 경험을 쌓아서 앞으로의 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조만간 둘째 아이 대옴이도 보낸다고 하니 민수씨 부부는 앞으로 조금 더 외로울 것이다. 어쩌면 티베트에 평화가 오지 않는 한 이런 외로움은 앞으로 종종 다가올 지 모른다.

차근차근, 일상의 소망과 인생의 꿈

새옴이가 오면 놀이동산을 가고, 만화 영화를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만약, 하루치 휴가가 생긴다면 아무 생각 없이 오후 늦게까지 늘어지게 자고 싶다고 한다. 원대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면, 티베트 난민촌에 가서 봉사하고 싶다고 한다.

한국에 자리 잡은 티베트인들과 모여 단체를 만들고도 싶다. 티베트인들이 자기 나라 문제에 단결된 모습으로 나설 때, 한국인들도 좀더 관심을 갖고 지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3월이 오면 모두가 함께 성대하게 민중봉기를 기념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 집에서 오손도손 살며, 남을 도울 수 있는 마음과 생활을 유지하는 것. 그의 작지만 커다란 꿈이다.

곽승희 기자, 사진 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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